금오산 신라 유적 탐방기(4) 위풍 당당한 불상
선각 6존불을 지나서 삼릉 계곡 중부 능선쯤에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저편 언덕에 자리 잡은 삼릉계 석불좌상[慶州南山三陵溪石佛坐像]의 옆면이 보인다. 금오산의 문화유적들은 하나같이 독특한데 이 불상도 특이하게 불두(머리)와 불체(신)를 나누어 제작해서 결합한 작품이다. 통일신라의 유물이라고 추정되는 이 불상의 모습은 여느 불상에 비해서 매우 위풍당당한 느낌을 준다.
보물 제666호인 이 불상은 일견 많은 보수를 한 것을 알 수 있다. 광배와 얼굴 부분의 코, 입 등 대부분이 복원된 것이며 원형을 추정해서 2007~2008년 국립 경주 문화재 연구소에서 경주시의 의뢰로 복원된 것이다. 이 불상의 특징은 안정감이 있는 당당함이라고 볼 수 있다. 인자하게 미소 띤 모습으로 표현되는 대부분 불상과는 다르게 위엄이 있는 자세로 당당한 모습이다. 복원되긴 했지만, 얼굴형도 위풍당당한 모습이다.
가사는 얇은 천으로 왼쪽 어깨에만 둘렀음을 볼 수 있고 밀착된 형태로 신체의 윤곽선을 잘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가사가 정강이에서 발목까지 드리워진 간결한 표현을 볼 수 있다. 불상을 온전히 보호하는 형태의 크기로 별도 제작해서 세워진 광배는 간결하지만, 섬세한 염화 문양과 당초 문양이 잘 표현된 우수한 조형물이란 느낌을 받는다.
좌대는 상하 양단으로 구성되었으며 상단은 비교적 화려한 연 문양으로 만들어졌고 하대는 장식 없는 민대이다. 이 노천 불상은 종합적으로 볼 때 석굴암 불상과 매우 흡사한 조각 양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통일신라시대의 기본적인 조각양식에 근거해서 표현되었기 때문으로 본다.
이 불상은 뚜렷한 양식의 표현이나 기법을 볼 수 있으므로 8~9세기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불상의 정식 호칭은 경주 남산 삼릉계 석불좌상[慶州南山三陵溪石佛坐像]인데 이 말은 이 계곡 입구에 삼릉이 있는 계곡이라는 데서 삼릉계이며 앉아 있는 석불이란 뜻이다. 때로는 냉골 석불 좌상으로도 불린다. 머리부분이 완전히 훼손되어 추측도 할 수 없는 불상과 달리 이 불상은 상부 머리 부분의 골격을 그대로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복원이 가능했을 것이다.
이 불상을 본 후 개울을 건너서 상선암으로 가는 길이 비교적 좋으며 상선암에서 다음 편에서 이야기할 거대한 마애불상을 답사하려고 한다. <계속>
삼릉계 석불좌상[慶州南山三陵溪石佛坐像]
<시니어리포터 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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