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에세이


노인집단에 편입되기가 싫다

사회가 노인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두려고 한다. 나는 노인들만 모아서 관리하는 울타리 안에 들어가기가 싫은 60대 후반이다. 괜히 전철 노인석 옆에 가기가 싫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할 일 없이 나무 밑에 앉아서 먼 하늘만 바라보다가 인생을 접어서는 당연히 안 되며 누구든지 나이나 세대 간의 이질성을 부추겨서 격리시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발전하면서 삶의 질이 개선되고 일정한 지식을 갖춘 건강한 오늘날의 60대는 결코 노인이 아닌데도 사회 구성의 시스템이 노동 현장에서 몰아내어 쫓겨난 사람들은 각자 무언가를 찾아서 배회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에서마저 은퇴한 것은 아니며 아직도 얼마나 더 일할지 모르는 능력 있고 건강한 사람들이다. 때때로 공공장소에서 어르신이라는 묘한 단어로 불리는 특별한 집단으로 구분 짓는 것에 부딪히곤 하면서 나도 60대를 곧 졸업하게 된다는 것이 당황스럽다.


한 번도 젊은 세대들이 영위하는 문화를 거부한 적도 없으며 이해하지 못해서 어려워하지도 않으며 내가 하는 말을 젊은 세대가 못 알아 듣는 일도 없다. 전문적인 곳에서나 일반적인 곳에서 굳이 기성세대의 특권을 내세우거나 노인 행세를 하고 싶지도 않다. 그런데도 노인 집단으로 구분 지어 놓고 그 테두리에 가두려고 하는 분위기를 종종 느낀다.


어떤 때는 컴퓨터로 접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일일이 종이에 써 준다든지, URL만 가르쳐 주거나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면 될 일을 우편으로 보내겠다고 집 주소를 대라고 한다든지…. 하드디스크를 사러 갔는데 말을 잘못하는 줄 알고 몇 번이나 되묻는 등. 이런 사고방식 때문에 아까운 인력들이 노인 인구로 규정되고 멀쩡한 장애인으로 만들어져서 나무그늘 아래서 온종일 장기나 두게 한다.


노인이 뭘 알아서…, 몇 세 이상은 커트라인으로 삭뚝 잘라야 한다고? 이게 얼마나 어리석고 형편없는 생각인가? 지금도 실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업인이나 자영업자 중에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많다. 전문 분야에서는 작업 능률이나 마무리 속도나 결과를 산출하는 시간이 세대와 관계없이 60세가 지난 분이라도 훨씬 경쟁력있는 사람들은 많다.


그래도 젊은 세대를 위해서 물러나야 한다고? 어떤 분들은 정상 임금의 반만 받고 매년 해가 갈수록 삭감되는 봉급제도라도 있으면 한다. 물론 타당성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걸 알지만, 충분히 일할 수 있는데도 어르신 팀으로 들어가기 싫어하는 심정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60대 후반이지만 나와는 꼭 10년 더 많은 형님과 산야초를 탐색하러 다닐 때 과연 나도 그 나이에 이 형님처럼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만큼 그분은 건강하고 사고방식도 건전하며 전문인으로서 은퇴한 분야의 일을 지금도 자문해 줄 만큼 탁월한 능력도 갖추고 계신다.


까딱 잘못하면 한순간에 밥충이로 변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일 때문에 시청 공원에를 간 적이 있었다. 건장하고 화색이 좋은 세대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멀건 하늘만 바라보는 무리와 장기, 바둑 등 오직 두뇌 예능에 열중하는 무리와 막걸리 부어놓고 떠드는 무리 등 그 많은 사람을 보고 놀랐다. 말 그대로 노인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는 것이다.



노인층의 세대들도 다양한 계층으로 구성되고 있다. 글줄이나 읽었다고 고상한 말만 하는 사람, 노동만 해서 무식하다면서 쌍욕만 해대는 사람, 공직 출신이라며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 한때는 부자였다고 폼잡는 사람 등 그 계층은 너무나 다양해서 콘텐츠의 레벨도 여러 단계로 나누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분류되고 있는 세대 집단 구성에서 다단 지식계층구조로 또 다른 세분화된 분류를 해야 하고 그 분류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노년층 흡수 프로그램이 절실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어르신도 조금 늙은 것 외에는 다른 게 하나도 없다는 걸 정치하는 분들이 앞장서서 어르신을 수용하는 연구가 지금같이 황당한 수준이 아니고 조직적이고 현실적으로 확대되어 시급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노인 세대들은 저마다 장기나 두거나 산약초를 캐러 다니거나 구청에서 날마다 무얼 배우거나 스스로 세월을 먹는 프로그램을 찾아 헤매는 중인 것은 노인들이 선택할 만한 콘텐츠가 아직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노인 정책이 왜 자꾸만 밥충이로 만들려고 하는지 모른다. 웃고 즐기면서 세월만 보내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

하루빨리 안타까운 세대의 황당한 이질성을 직시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커다란 암이 될 수도 있는 이 거대한 집단의 길을 열어야 한다.


집단적인 지원을 받기에는 우리 세대는 이미 너무 많이 지나와 버린 감이 있지만, 

다음다음으로 연이어 발생하고 누적되는 노년층을 위한 빠른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하며, 

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작은 일이라도 즐기면서 쉼 없이 걸으며 무언가를 찾아 오늘도 떠난다.


개인적으로 노인이란 소리가 정말로 듣기 싫다. 그래도 어느날 되돌아 볼 때 다방면의 노인 집단에 수용되고 있는 나를 볼 때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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