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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낭화 조랑조랑 매달리고,
조팝나무 하얗게 눈꽃 피우는 서운암에서.
서운암 명당에서 한결같이 본듯 본듯한 삼천불 마주하고 바보처럼 한참을 앉았다가
뉘 제 지내는 목탁소리에 깜작 놀라 일어서 허둥지둥 나온다.
아득히 펼처지는 서운암 정원에 봄비 맞으며 숙성되는 된장독이 내려다 보이는 삼천불 난간에서 한동안 넋을 놓고 있었다.
매년 하는 자생화 축제가 대수라서 여기에
머문건 아니고,
그저 허물없이 군말없이 공양간에 보시하는 보살님들 처다보며 욕심으로 무거운 내 마음짐 조금 내려 놓을가 생각해 본다,
그놈의 욕심 보따리가 잘 내려지진 않지만,
오늘도 참으로 먹어야할 임자있는 소중한 공양 한그릇만 뺏어 축내고 나왔다.
량이야 요기만 될만큼 담으려 애썼지만 결국 다시가서 국 한그릇 더 퍼고 말았다.
다음에 극락왕생 하려고 죽어 상천에 가서 누가 닥달하면 내 생각은 안그랬는데 내 밥통이 그리 시켰노라고 나의 욕심을 변명 하려고 한다.
여기가 어제 오늘 금방 다듬은 계곡이 아니건만 올때마다 새롭게 보이고 또 봐도 전에 못본듯이 새롭게 반기는 작은 야생화 한포기는 알고보면 우리동네 뒷산에도 흔한것을,
어찌 여기서 그리 반갑게 카메라를 갖다 대고 샤터를 누르면서..
호들갑을 치는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운암 금낭화야 그리 귀한 꽃도 아니고 흔하며 여기서는 지겹도록 많은데 여기 까지 와서야 금낭화 한컷하려 하는지 나도 모른다.
그렇다고 서운암 스님이 유명하고 걸출하여 다시보고 눈도장 찍으려는 생각으로 다니는 것은 더욱 아니다.
하여튼 나는 대찰 통도사를 살짝 지나 잇는 산책로를 한참 올라와서 후미지게 자리잡은 이곳을 좋아한다.
여기는 허절브레 널려 만든 도굴도 있다.
아무리 허절브레하게 보여도 여기서 우리역사상 일찍이 한적이 없는 십육만장 자기 경판을 완성했다.
올봄에 옷칠한 장격각에 채워질줄 생각하고 봄비 지리게 오는날 방문하여 바삐 들여다 봤으나 작년 그대로 노끈에 묶인채 창고에 쉬고 있다.
허긴 갈날이 되면 가고 놓일날이 되면 제자리에 놓이겠거니 왼 조바심인지..
팔만 대장경이 국보이고 문화유산이고 또 더 거창한 이름의 무게들이 더해저서 실제로 중생들은 볼수도 만질수도 없게되어 깊고 깊은곳에 숨겨지고 자물쇠까지 채워저 감춰저 있지만 여기 자기경판은 중생이 만지고 보고 맛보게 되었으면 하는생각이다.
생각대로 되건 안되건 이 또한 세상이 달리면서 재주부리는 조화이겟거니 생각한다.
불교나 기독교나 비슷한 이슬람이나 사람이 맛을 봐야 말할텐데 먹어보고 맛을보지도 않으면서 먹으며 맛을 아는 사람보다 맛을 더 잘 아는것 처럼 함부로 말하고 결론까지 내리는것을 보면 참 편리하게도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나는왜 그리 살지 못하고 이 골짜기 까지 와서 먹기는 커녕 그 냄새라도 한번 맡으려 할가 하면서 피식 웃는다.
오늘도 그냄새인지 저냄새인진 몰라도 몇가지 냄새는 맡았지만 내일 또 온다해도 또다른 냄새일테니 자주오나 가끔오나 별반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매주 매달 와서 빌고 용서받을 바엔 차라리 철바뀔때 한번와서 묵은거 까지 한꺼번에 내려 노을 약은 심산으로 와 보지만 계산대로 잘 되야 말이지..
하여튼 어제는 괜히 쉬는 친구 한분까지 꼬여서 데리고와서 헛탕치고 돌아 오면서 친구는 작은 된장 하나 사고 나는 사진몇장으로 마음을 달랠가 하면서 어제 나들이를 되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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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운암 자생화 축제를 다녀 와서...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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