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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지역소개

새해 벽두에 눈덮인 송광사에서 하는 나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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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눈덮인 송광사에서 하는 나의 다짐

올해의 벽두에 부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백설의 애애한 경치를 산사와 함께 맘껏 보고 왔다.

송광사(松廣寺)는 전남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조계산 북편에 있는 큰 사찰인데 , 합천 해인사(법보사찰), 양산 통도사(불보사찰)와 함께 승보사찰로서 한국 삼보사찰중의 하나인 총림사찰이다.

신라 말엽 혜린대사가 소암자를 지어 길상사라 부르다가 보조국사 지눌이 정혜사를 이곳으로 옮겨와서 수도, 참선 도량으로 삼은 뒤부터 승보사찰로 발전된 곳이다.
지눌, 진각을 비롯한 16국사를 배출한 곳이기도 한 기도하는 사찰로서 유명하다.
특히 외국인 승려들이 수도하는 국제선원은 국내외에 잘 알려진 곳이다.

눈덮인 송광사


조계산 계곡에 천년세월을 지키는 송광사의 새해 벽두를 백설로 덮고 있을 때 방문하는 행운을 잡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겸허한 마음이 앞선다.
온통 하얀 색깔로 덮인 도량과 사채들이 분간 없이 하나 되어 눈 아래 보인 것은 어쩌면 평화 그 자체를 보여주려고 하늘이 새해 벽두에 내린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 나는 역사 속에서 이곳이 삼국시대에는 어디쯤이었고 현대사에서는 이곳이 어떤 지역인지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 역사 속에 군데군데 엮인 이 지역이나 대 가람이 형성된 이력을 말하려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부산에서 출발해서 눈길 위험한 도로를 달려 사시예불(巳時禮佛) 시간에 늦지 않게 당도한 것은 붓다께서 남해고속도로를 안전하게 배려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


[사시예불이란 오전시간에 드리는 불교의 공식 예불공양 시간이다.]

어느 종교이건 예례의식은 있다.

이곳 송광사에서도 이 추운 날 지극히 간소하게 입고 누구에게나 하나밖에 없는 인생을 내려놓고 매달리는 분들께 그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지는 시간이며,
지금은 멀리서 달려온 어설픈 불자로서 나 자신의 마음으로 들으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려는 귀한 시간이다.


도량은 고요하고 보이는 것은 일체 순백이다.
산속에 울려 퍼지는 사시예불 목탁소리 속에는 만상에게 말하는 해답 그 이상이 실려 있지만 나의 지식으로 번역 할 수 없을 뿐이다.


이곳은 ,
그리 많은 형식이 존재하지 않는 곳 이다.
그리 많은 소유가 필요 없는 곳 이다.


간소하고 절제되며 소박한 계율이 있을 뿐이며 이것 또한 강제하진 않는 곳이다.
꼭 합장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합장을 하고 싶은 곳이다.

이곳 큰법당 차거운 마루바닥엔 아름다운 현재에 머물고 뿌듯한 미래를 바라보며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싶어지는 축복이 마구 쏟아진다.


올 한햇동안 지금 이 시간에 차려입은 깨끗한 이 마음의 옷이 사회에 나아가서 얼마나 구겨지고 더렵혀 질가 두렵지만,
적어도 지금은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송광사에서 얻어 입은 이 순백의 깨끗한 옷으로 꼭 한해를 살리라고 합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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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에 송광사에서 올리는 나의 다짐. 

원글:http://www.yourstage.com/newsinfo/interiorview.aspx?thread=77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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