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름다운 가을에 의상대에 앉아서
낙산사 탐방을 하고 흔적을 남깁니다.
부산에서 낙산사를 가려면 맘먹고 가지 않으면 안되는데,모 박물관에서 주선한 문화유산 답사팀으로 평일인데도 불구 하고 따라 나선것이 마침 청량한 가을과 함께 기분좋게 탐방했습니다.
화마가 미친듯 너울거리든 그 때 이 언덕을 기억하지만 세월이 약이 되어 지금은 평온이 깔린 종각의 아름다운 처마 끝이 청량한 가을하늘에 곱게 걸려 있었습니다.
아직도 화마의 흔적은 여기저기서 찾을수는 있었지만 모든것이 새롭게 단장되고 옛터에 새로 자리잡은 전각과 불사채들이 조금씩 때묻어 가며 낮설지 않은 모습들로 보였습니다.
새것이 옛것만 몯한것은 바로 문화유산이라지요.
아무리 발달된 정교한 기술로 새로 만들드래도 그것보다는 오래된 옛날의 이름없는 어느 목수가 지은 문화유산으로 남겨진 건물이 더 좋다는 말일 것입니다.아쉽게도 화마가 휩쓸어 버린 낙산사이지만 그래도 인간은 폐허위에 새로 구축할줄 아는 현명함이 있어 그나마 다행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끊임없이 구축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한것은 옛것을 그대로 지키는 것일 것입니다.
그래서 화마의 무서움을 잊지말자고 입구 양지바른 비탈 언덕에 쓰러진채로 범종이 옛 기둥과 함께 놓여있었구요..
언덕위엔 무한을 내포하는 해수관음상이 여전히 삼라만상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의상스님이 간단하게 단번에 득도한 것은 아닐터 ..
뼈를 깍는 정진으로 보낸 길고 험한 세월을 오늘의 우리가 보지 몯할뿐,
나는 의상대에 앉아서 의상스님의 관음친견의 극적인 시간을 상상해 보며 이 아름다운 가을에 이 아름다운 장소에서 나를 되돌아보는 호사를 잠시 누렸습니다.
쫓기듯 빠듯한 시간 때문에 구석구석 음미하며 제대로 마음에 담진 몯하는 안타까움이 있었지만,이 또한 넉넉한 시간으로 다 보는것 보다 좋습니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작은 지식위에 현장의 큰 사실을 접목해서 짜집기 해 보는 보람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하며 몇일이 지난 오늘 그 진한 여운이 되살아 나서 지나간 일기를 여기에 남깁니다.
아름다운 의상대의 낙낙장송을 떠 올리면서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낙산사 의상대
낙산사 의상대에서
낙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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