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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지역소개

백담계곡의 돌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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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담계곡의 돌탑들이 보여주는 의미
물가에 쌓은 돌탑들을 보면서 설악산 용대리 영실천의 백담사 입구의 맑은 물이 흐르는 백담계곡엔 영원히 남아있을 것 같은 정성 어린 돌탑들이 석순처럼 피어 있다. 이 돌탑들이 여기 냇가에 죽순처럼 솟아 있는 모습을 보면서 정성스럽게 쌓은 돌탑 하나 하나에 깃든 염원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숙연한 마음이 든다.

저 많은 돌탑들을 냇가에 쌓은 사람들이 곧 여름 장마가 오고 큰물이 백담사 계곡을 삼키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머지않아서 사라질 테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가을부터 이듬해 여름 큰물이 지고 쓸려 없어질 때까지 돌탑을 쌓아 올린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은 만물의 이치이거늘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해서 쌓기를 그만둘 순 없는것이다. 나도 여기 정성껏 쌓아 올린 수많은 돌탑에 쌓은 사람들 한 분 한 분의 불성이 모두 깃들고 그 염원들이 자라나서 하나도 헛되이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보태 드린다.
 

만해는 이 유서깊은 고찰에서 사라지고 없지만 그가 남긴 많은 글귀는 물 맑은 계곡에서, 짙은 숲 속에서, 풍경이 매달린 사찰의 처마 끝에서 아직도 들린다. 임은 왜 침묵 해야 하는지 화두 같은 그의 시구를 생각하면서 햇빛 밝은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며 고요한 깊은 가람의 정취를 음미한다. 곧 닥아올 한여름 우기에 큰물이 계곡을 휩쓸면 사라질 저 돌탑들을 그리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사라지고 또다시 솟아오르는 순환 이치를 보여주려 하는지도 모른다.
이 돌탑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쩌면 가장 불안한 존재로서 잠시 안전한 순간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1년생 식물들이 가을에 사라지고 봄이 오면 다르지만 같은 새싹이 돋아 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시니어리포터 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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