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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야기

신라 유적 탐방기(2) 머리 없는 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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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유적 탐방기(2) 머리 없는 불상

삼능계곡을 오르면서 3능 을 보고 지나서 완만한 경사의 오솔길을 올라가면 제일 먼저
만나는 이 아름다운 예술품은 보는 사람에게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충격도 잠시이고 들끓는 의문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자세히 보면 미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눈으로 봐도 그 오랜 풍상을 거치면서 남아있는 섬세한 무늬와 옷고름 같은 영총이 늘어진 표현은 놀랍도록 정교하다. 


이 우수한 조각품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계곡에 묻혀 방치되어 있던 것을 1964년 동국대학교 역사 발굴팀이 발견한 것이라고 하며 현재의 이 금오산 등산로 삼능계곡 길가로 옮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나는 역사학자가 아니며 미술전문가도 아니지만 역사탐방이 재미있어서 자주 탐방길에 오르며 그때마다 밝혀지지 않은 미스테리 같은 역사의 현장을 만날 때는 나만의 가설로 짜깁기를 해보며 아득한 옛날로 거슬러 가보는 재미를 느끼곤 한다. 

이 섬세하고 뛰어난 조각품은 분명 불상이다. 이 불상의 모습에서 의복은 신라인의 복식이라고 추정하지만 사실은 신라 아닌 곳의 유적에서도 옷고름 같은 영총은 종종 보고된다고 한다. 

만약 머리가 온전하고 무릎이 온전하다면 그 자태가 지금 여느 사찰에 있는 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아름다운 조각품일 것이라는 추정을 할 수가 있다. 이 조각품은 불상의 모습이라기보다는 편히 앉아있는 보통사람의 모습이 느껴진다. 

이 아름다운 미술품이 왜 머리를 잃게 되었으며 견고한 암석으로 된 두꺼운 무릎 부분이 이렇게 망가져야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훼손한 범인을 어설픈 추측으로 함부로 말해서는 더욱 안 된다. 확실한 것은 이렇게 훼손된 것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이 불상이 훼손되기 이전 신라나 그 이후에도 사람들로부터 아름답고 귀한 불상으로 자리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불상이 유명한 것은 어쩌면 머리를 잃고 무릎이 깨진 후가 아니겠는가 생각한다. 

깨지고 망가져서 방치된 채로 오랜 세월을 침묵한 이 불상이 나타나고 여기 현대인들의 마음으로 무릅이나 머리 모습을 상상하게 함은 또다른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지 모른다. 

 


머리없는 불상신라 유적 탐방기(2) 머리 없는 예술품


<시니어리포터 정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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